유럽 고속철 유로스타, 성장과 혼란 속 재정비 시급

유럽을 대표하는 고속철 유로스타가 성장과 혼란의 기로에 서 있다. 런던과 파리를 잇는 상징적 노선에 더해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스위스 등으로의 노선 확장을 추진하며 유럽 대륙 철도망 확대를 도모하고 있지만, 최근 발생한 사고와 서비스 혼선으로 신뢰도 회복이 과제로 떠올랐다.

유로스타는 2024년 한 해 동안 약 1,950만 명의 승객을 실어나르며 전년 대비 5%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런던‑파리, 런던‑브뤼셀, 파리‑네덜란드 등 주요 노선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2030년까지 연간 3천만 명 목표 달성을 내걸고 신규 열차 50대 도입과 장거리 노선 확대를 예고했다.

하지만 지난 7월, 프랑스 릴과 칼레 사이에서 전력 고장으로 유로스타 열차가 최대 9시간가량 멈춰 서는 사고가 발생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냉방과 화장실이 작동하지 않은 가운데 수백 명의 승객이 열차 안에 갇히며 불만이 폭발했고, 유로스타 측은 전액 환불과 함께 티켓 금액의 최대 300%에 해당하는 보상 바우처를 제공했다.

여기에 6월 말 릴 인근에서는 600미터에 달하는 고속선 케이블이 절도당하는 사건이 발생, 다수의 열차가 지연되고 수천 명의 승객이 피해를 입었다. 연이은 사고로 인해 고속철의 안정성과 위기 대응 시스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로스타는 현재 채널 터널을 통한 독점 운영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영국 내외에서 다수의 철도 기업들이 신규 진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영국 철도규제청(ORR)은 터널 운행권 개방 여부에 대한 결정을 오는 10월 발표할 예정이다. 유로스타 측은 차량기지 수용 한계를 근거로 독점적 운영 유지와 정부의 철도 전략 정비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유로스타는 런던‑프랑크푸르트, 런던‑제네바 등으로 직행 노선을 확대하는 한편, 런던 세인트판크라스 역과 암스테르담 중앙역 등 주요 터미널에 대한 대대적인 개조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오는 9월부터는 런던‑암스테르담 노선이 하루 4회로 증편되고, 연말까지 5회로 확대된다.

유로스타는 항공 대비 탄소 배출량이 낮고 도심 간 직결 노선이라는 점에서 친환경성과 접근성 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반복된 사고, 경쟁 철도사의 등장 가능성, EU의 생체정보 등록 시스템(EES) 도입에 따른 입출국 혼잡 우려 등은 유로스타의 장기 경쟁력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회복과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위기 대응과 서비스 개선이 절실한 가운데, 유로스타가 다시 한 번 유럽 고속철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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