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환전 유도론 부상…“억누르기보다 인센티브가 해법”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투자가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구조적 문제로 규정해 규제로 접근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투자 자금을 불이익으로 회수하려는 시도는 투자자들의 반발과 정치적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서학개미가 해외주식과 가상자산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국내 주식시장의 저수익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10년 넘게 박스권에 머문 코스피 상황에서 해외, 특히 나스닥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사실상 유일한 수익 기회로 인식돼 왔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대주주에게만 적용되던 22% 양도소득세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맥락을 외면한 채 해외투자를 억제하거나 세 부담을 강화할 경우, 환율 안정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정책 불신과 사회적 반발은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규제 이후에도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정책 책임을 둘러싼 정치적 후폭풍은 상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해외투자 자금을 국내로 유도하는 방식은 규제가 아닌 인센티브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정부가 검토 중인 해외주식 양도세 감면 방안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온 조치로 평가되지만, 인당 5천만원이라는 한도가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보다 과감한 한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정 기간 동안 해외주식 양도세에 국내 주식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사실상 장기투자자의 양도세를 면제하는 방식이다. 서학개미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는 장기 보유 투자자들에게는 수익 실현과 환전을 동시에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유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증시의 향후 흐름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연말을 전후로 한 대규모 차익 실현 가능성도 거론된다.

형평성 논란과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는 불가피하지만, 비상 국면에서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조치임을 분명히 할 경우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환전 이후 자금의 재투자 방향은 국내외 시장의 매력도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후 과제는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적 경쟁력 회복이라는 지적이다.

당장의 환율 불안을 인센티브 기반의 자금 환류로 넘기고, 동시에 지배구조 개선과 시장 신뢰 회복 등 장기적 개혁을 병행하는 접근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정책 당국의 판단이 주목되고 있다.

댓글 남기기

요코하마 한국기업인연합회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