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프로그레스 리포트’로 책임 경영 성과와 한계 공개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지난해 11월 13일 책임 경영 보고서 ‘프로그레스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창립자 이본 쉬나드가 약 4조원 규모의 회사 지분 100%를 ‘파타고니아 퍼포즈 트러스트’와 비영리 단체 ‘홀드패스트 콜렉티브’에 양도한 이후의 변화와 성과를 종합한 자료다.

보고서는 약 150쪽 분량으로, 성공 사례뿐 아니라 실패와 한계, 그에 대한 고민과 해법까지 담았다. 기업 홍보용 성과집이 아니라, 스스로의 부족함까지 공개한 점이 기업 관계자와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이에 맞춰 파타고니아코리아는 12월 8일 서울 성수동 성수낙낙점에서 ‘프로그레스 토크’를 열고 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파타고니아 제품 환경영향 부문 부사장 맷 드와이어가 방한해 미디어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눴다.

현재 파타고니아는 두 조직이 소유하고 있다. 하나는 의결권을 관리하는 신탁 조직 ‘파타고니아 퍼포즈 트러스트’, 다른 하나는 수익을 가져가는 비영리 단체 ‘홀드패스트 콜렉티브’다. 신탁은 이본 쉬나드와 가족, 고문단이 관리하지만,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은 전부 비영리 단체로 흘러간다. 이 구조 때문에 회사는 매각이나 상장을 통해 현금을 챙길 수 없도록 묶여 있다.

이본 쉬나드가 지구 환경을 위해 회사 이익보다 환경 보호를 우선하라고 요구하면, 비영리 단체는 그 방향을 따라야 한다. 이런 소유 구조는 당시 전 세계 비즈니스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학계에서는 환경 보호에 최적화된 지배구조 모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탈세 목적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쉬나드는 의결권 주식을 신탁에 넘기며 약 23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자발적으로 납부했다고 밝히며 반박했다.

그로부터 3년 뒤 나온 ‘프로그레스 리포트’는 이 같은 실험적 구조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다. 파타고니아는 비상장사로, 이런 보고서를 낼 법적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보고서를 낸 이유는 다른 기업과 소비자에게 환경 보호에 동참하자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서다.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지구를 최대 주주로 두고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성공한 것도 있고 실패한 것도 있으니 함께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2040년까지 공급망 전반을 환경에 유해하지 않은 구조로 전환하고, 탄소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다. 2025 회계연도에는 배낭과 더플백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제품 비중이 늘면서 오히려 탄소 배출량이 전년보다 2% 증가했다. 2025년까지 친환경 소재 사용률 10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현재 84%에 그쳤다. 공정무역을 통해 생활임금을 지급하는 공장은 전체의 39% 수준이다.

반면 성과도 있다. 연간 약 1470만달러를 환경 보호를 위해 기부하고 있으며, 재생 유기농 인증 면화 사용 비율은 2019년 0%에서 현재 17%로 늘었다. 2025 회계연도에는 수리 서비스를 통해 17만4799개의 제품 폐기를 막았다.

보고서에는 환경 문제뿐 아니라, 노동·지역사회·경제 구조 등 지속 가능성과 맞닿은 사회 문제를 어떻게 다뤄왔는지도 담겼다. 업계 관계자들은 “급진적인 투명성과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이라며 “진심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파타고니아는 보고서를 통해 완벽함을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족함을 드러내고, 그 과정에 더 많은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환경을 지키는 일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누군가는 그 어려운 일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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