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정시설이 수용 한계를 넘어선 상태에 이르렀다. 성인 남성 한 명이 신문지 6장 남짓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현실이 이어지며, 정부는 결국 가석방 확대라는 임시 해법을 꺼내 들었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교정시설 평균 수용률은 130%에 육박한다. 서울·부산·인천 등 대도시 구치소는 150%를 웃돌아 과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이는 OECD 평균 수용률 110%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과밀 수용은 법적·재정적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 대법원은 2022년 수용자 1인당 배정 면적이 2㎡, 약 0.6평 미만일 경우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는 위법 행위라고 판시했다. 이후 10년간 관련 손해배상 소송은 1331건에 달했으며, 배상금은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시설 포화는 교정 기능의 약화로 이어진다. 공간 부족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는 재소자 간 폭행과 분란을 낳고, 교정 사고와 의료비 증가로 되돌아온다. 의료비 예산은 10년 전보다 52억 원 늘었다. 교정시설이 반성과 교화의 공간이 아닌 갈등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본 대책으로 꼽히는 시설 확충은 지역 반발에 가로막혀 있다. 노후화로 붕괴 위험 진단을 받은 안양교도소는 주민 반대로 증축이 무산됐고, 신축·이전 논의마다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한 반대가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법무부는 가석방 확대를 결정했다. 올해 가석방 인원을 전년 대비 30% 늘려 매달 약 1340명을 사회로 복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재범 위험이 낮은 모범수와 고령자를 우선 선별한다는 방침이지만, 준비 없는 확대가 치안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사후 관리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출소 이후 주거와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재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보호관찰 기능 강화와 갱생보호시설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가석방 확대가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사회 복귀를 뒷받침할 관리 체계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