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잠룡들, ‘제2의 딥시크’를 노린다

바이트댄스 AI 챗봇 다운로드 900만 건… 알리바바·지푸 AI 모델 출시

딥시크(DeepSeek)의 등장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딥시크는 시작일 뿐이다. 중국에서는 이를 뛰어넘거나 필적할 수준의 AI 모델이 속속 등장하며 제2, 제3의 딥시크 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간 중국 AI 기술력은 서구 기술을 단순 모방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AI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85.8%로, 유럽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한다. 특히 중국은 5년 만에 미국과의 AI 기술 격차를 2.3년(2016)에서 0.8년(2021)으로 대폭 줄이며, 글로벌 AI 패권 경쟁 구도의 변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챗봇부터 산업 특화 AI까지

딥시크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중국 거대 테크 기업들은 AI 기술 발전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신생 스타트업 또한 독창적인 모델을 개발해 AI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바이두(Baidu)의 어니봇(Ernie Bot)은 2023년 8월 공개된 이후 시장을 선도했다. 가입자가 4억 명 이상이며, 중국어 자연어 처리(NLP)에 강점을 가진다. 그러나 최근 중국 AI 랭킹 사이트 Aicpb닷컴에 따르면 어니봇 다운로드 수는 2023년 9월 150만 건에서 지난해 12월 61만 건으로 감소했다.

바이두의 부진과 대조적으로 바이트댄스(ByteDance)는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금융 미디어 벤징가에 따르면 2023년 8월 출시된 AI 챗봇 두바오(Doubao)는 지난해 4월까지 900만 건 다운로드를 기록해 어니봇을 넘어섰다. 바이트댄스는 1월 22일 주력 AI 모델 ‘두바오1.5 프로’를 공개하며, 성능 면에서 챗GPT를 능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알리바바는 기업 중심 전략으로 AI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거대언어모델(LLM) ‘퉁이첸원(Tongyi Qianwen)’은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딩톡(DingTalk)에 통합되며 9만 개 넘는 기업이 사용하는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웬(Qwen) 2.5 맥스’라는 새로운 AI 모델을 출시했다.

화웨이의 판구(Pangu)는 NLP를 넘어 컴퓨터 비전, 자율주행, 제조업 자동화 등으로 확장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금융 리스크 분석, 의료 영상 진단,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등 산업 특화 AI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 신생 AI 기업들도 독자적인 모델 개발을 통해 시장 판도를 뒤흔들 준비를 마쳤다. AI 스타트업 지푸(Zhipu)는 ‘GLM’ 시리즈를 출시하며 ‘중국의 오픈AI’라는 별명을 얻었다. 알리바바가 지원하는 문샷 AI(Moonshot AI)는 LLM ‘키미(Kimi) k1.5’를 공개하며 챗GPT를 능가한다고 주장했다. 미니맥스(MiniMax)는 456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미니맥스01’ 오픈소스 AI 모델을 출시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혁신과 고립 사이

대형 테크 기업부터 신생 스타트업까지, 중국의 AI 생태계는 빠르게 확장 중이다. 서구 기술을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AI 경쟁에서 주도적 위치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성취에도 정부의 엄격한 규제와 검열이 자유로운 데이터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로 인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가 어려워지는 점은 AI 개발에 큰 장애물이다. 무역제재와 규제 강화는 중국 AI 기업의 글로벌 확장을 저해할 수 있다.

호두 시드니공과대 호주-중국 관계 연구소의 마리나 장 교수는 BBC를 통해 “딥시크의 성공은 젊은 기업가들이 이끄는 새로운 시대, 즉 중국의 ‘혁신 2.0’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국제 협력에서 멀어지는 기술적 고립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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