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Sensitive Country)로 분류하는 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원자력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협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의 과학기술 및 국방 분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9일 확인된 바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오는 4월 15일부터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하고 산하 국립연구소들에 이를 사전 통보하는 등 행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인도, 이스라엘,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등이 해당 리스트에 포함돼 있었으나, 이번 조치로 한국을 포함한 4개국이 새롭게 추가된다. 한국이 미국 정부로부터 민감국가로 분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국가 안보, 핵 비확산, 경제 안보 위협 등의 이유로 특정 국가를 민감국가로 지정하며, 지정된 국가의 연구기관 및 학자들과의 협력을 엄격히 제한한다. 특히,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을 민감국가로 분류한 배경에는 최근 한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핵무장론’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한국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을 경계하며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춘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초빙전문위원은 “미국 에너지부는 원자력 산업 및 핵물질을 관리하는 부처로, 핵확산 우려가 있는 국가를 주요 감시 대상으로 삼는다”며 “한국에서 핵무장론이 확산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되면 한국과 미국 간 원자력, 인공지능, 양자과학, 첨단 컴퓨팅 등 첨단 기술 협력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민감국가로 지정되면 해당 국가 출신 연구자들은 미국 내 연구기관 및 관련 시설에서의 연구 참여가 제한되며, 기술 협력 역시 엄격한 신원 조회와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미국의 이 같은 결정이 알려지자 한국 내에서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된 자체 핵무장론이 오히려 한국의 국가 안보와 과학기술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나경원, 윤상현, 유용원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핵무장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왔으며,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핵무장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할 경우, 첨단기술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한국의 기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장용석 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은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 등 첨단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미국과의 협력이 어려워진다면 한국은 매우 엄중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한 파악이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라는 입장만 밝혔으며,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역시 이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