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상 관례를 깨고 격이 낮은 일본 협상단을 직접 만났다. 이를 두고 미 언론과 외교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일본을 상대로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압박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일본 무역대표단과의 만남은 큰 영광”이라며 “큰 진전(Big Progress)!”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트럼프는 워싱턴을 방문한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을 직접 접견했다. 협상단 격으로 보면 미국 대통령이 면담할 급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통상정책 성과를 부각하기 위해 직접 전면에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일본은 관세, 군사비 분담, 무역 공정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온다”며 자신이 직접 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한국 정부도 긴장하고 있다. 오는 주 초 최상목 경제부총리의 방미 일정에 맞춰 한미 관세 협상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협상에도 전격 참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경계를 강화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각국에 중국과의 무역 규모 축소를 압박하는 한편, ‘세컨더리 관세(2차 관세)’ 개념을 적용할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고 전했다.
2차 관세는 특정 제재 대상국 제품을 수입하는 제3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과거 트럼프 정부가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를 상대로 처음 거론한 바 있다. 이번에는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입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이를 적용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경제 정책 라인을 총괄하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최근 “미국의 동맹국들은 군사적으론 협조적이지만 경제적으론 아직 부족하다”며 “중국에 맞서 경제 블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맹국에도 사실상 중국과의 무역에서 미국과 같은 입장에 설 것을 압박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한국의 경우, 여전히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높은 국가다. 미국이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견제나 규제에 얼마나 동참할 수 있을지는 향후 협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협상 개입이 연쇄적으로 한미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한국 정부의 대응 전략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