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격화…정치 생존 건 트럼프-시진핑 ‘강대강 대결’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이 극한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각각 자국의 정치적 명운을 걸고 양보 없는 맞대응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 경제 전체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4월 11일 베이징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회담에서 처음으로 미국과의 관세전쟁을 언급하며 “중국은 불합리한 억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중국 정부는 같은 날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율을 최대 1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145%까지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맞불 조치다.

이번 미중 간 무역갈등이 과거 트럼프 1기 당시보다 더욱 격화되는 배경에는 중국의 달라진 대외경제 구조가 있다.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감소한 가운데, 중국은 ‘쌍순환’ 전략을 통해 내수 소비를 늘리고 수출시장을 아시아, 유럽, 중남미 등으로 다변화해왔다. 특히 중국은 RCEP과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면서 공급망 자립 및 첨단 기술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의 기술봉쇄 역시 역설적으로 중국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중국제조 2025’ 정책 하에서 첨단 제조업 발전이 가속화됐고, 중국의 제조업 점유율은 전 세계의 32%로 확대됐다. 여기에 에너지와 식량 비축, 희토류 수출 제한, 미국 국채 보유 등 다양한 맞대응 수단까지 확보하고 있다.

정치 체제 차이도 대립의 지속성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권위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여론과 시장을 통제하며 내부 불안을 차단할 수 있지만, 미국은 여론과 선거 일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 여론의 향배에 따라 정책 방향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중국은 미국의 고립을 유도하기 위해 EU, 동남아, 브릭스(BRICS) 등 우방국과의 연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을 순방하며 지역 협력 강화에 나섰고, EU와의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반면 미국은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과 상호관세 유예 조치를 취하며 반중 연대를 형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내부적 취약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이 이미 과잉공급과 부동산 침체 등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장기적인 관세전쟁은 중산층 소비 여력 악화와 실업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무역전쟁은 단순한 경제 분쟁을 넘어 양국 지도자의 정치적 생존과 국제질서 재편이 맞물린 ‘치킨게임’으로 변모했다. 자존심과 체제의 정당성을 내건 양국의 충돌은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며, 그 여파는 전 세계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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