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 3일 휴무제 확산…한국식 워라밸 논의와 근본 차이

일본에서 주 3일 휴무제가 확산되고 있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도입이 본격화되며 민간 기업으로도 퍼지는 추세다. 하지만 이는 근로시간 단축을 전제로 한 제도라기보다 ‘근로시간은 그대로, 쉬는 날만 늘리기’ 방식이어서 한국의 주 4일 근무제 논의와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일본은 현재 도쿄도를 포함한 11개 광역지자체에서 주 3일 휴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평일 근로시간을 늘려 주 5일제의 총 근로시간을 유지한 채 하루를 더 쉬는 방식이다. 본질은 ‘집중 근무 후 보상 휴식’이며, 법정 근로시간 축소가 아니라 유연한 근무 배치에 가깝다. 철도회사 JR서일본을 포함한 민간 대기업들도 잇달아 이 방식의 휴무제를 시범 도입하고 있다.

이는 일본 정부의 ‘일하는 방식 개혁’ 정책과 맞물려 있다. 고령화, 인구 감소로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일할 맛 나는 환경’을 제공해야 인재를 유치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공무원 기피, 채용 경쟁률 하락 등 구조적 문제도 지방정부의 제도 도입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주 4일 근무제 논의는 근로시간 단축을 전제로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근로시간을 40시간에서 36시간, 32시간으로 단계적으로 줄이자는 제안이 나온다. 주 4일제 도입은 총 근로시간 단축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구조 개혁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노사 간의 이해충돌이 불가피하고, 사회적 합의 없이는 실현이 어렵다.

두 나라의 접근 방식은 같은 ‘워라밸’이라는 시대정신을 공유하지만, 방식과 속도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기존 제도의 틀을 유지한 채 유연하게 휴식을 늘리는 ‘안정적 방식’을 택했다면, 한국은 근로시간 자체를 줄이려는 ‘구조개혁형’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 과거 주 5일제 도입 당시 경제계의 격렬한 반대를 뚫고도 경제성장률 하락 없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전례가 있다. 이 점은 근로시간 단축이 반드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다만 생산성 향상이 수반되지 않으면 부담이 기업과 국가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은 일부 지자체와 기업이 주 4.5일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하지만 주 4일제 도입 논의가 성숙해지려면 ‘생산성 중심의 노동 개편’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동반되어야 한다. 일본식 주 3일 휴무제의 단기적 흡수 가능성을 간과하고, 장기적 구조 개혁으로 연결 짓는 안일한 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워라밸은 명분이 될 수는 있어도, 정책의 목적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쉬는 날을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성과를 낼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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