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 관련 접촉은 원칙적으로 사전 신고
단순 만남과 국가보안법 위반은 구분해야
일본에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관계자를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한국 현행법 위반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접촉한 사람이 법률상 남한 주민에 해당하는지, 만남이 남북교류협력과 관련되는지, 신고 대상이라면 필요한 절차를 이행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13일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남북교류협력법과 통일부 안내에 따르면,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과 회합·통신 등의 방법으로 접촉하려면 원칙적으로 통일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해야 한다. 일본 등 제3국에서 이뤄지는 만남도 해외에서 진행됐다는 이유만으로 신고 대상에서 제외되지는 않는다.
조총련 관계자와의 접촉에서 핵심은 남북교류협력과의 관련성이다. 통일부는 북한의 노선에 따라 활동하는 국외단체인 조총련 등의 구성원을 ‘남북교류협력과 관련된 범위’에서 북한 주민으로 본다고 안내한다. 따라서 상대방이 조총련 관계자라는 사정만으로 모든 사적 만남을 동일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실제 접촉 목적과 주고받은 내용 등을 살펴야 한다.
신고 대상인 접촉은 대면 만남에 한정되지 않는다. 전화와 이메일,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의사 교환도 포함된다. 사전 신고는 원칙적으로 접촉 7일 전까지 해야 하며, 통일부 안내상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만으로 절차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고 수리를 받아야 한다.
예외도 있다. 외국 여행 중 우발적으로 북한 주민과 접촉하거나, 편지를 받는 등 사전 신고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법령이 정한 요건에 따라 사후 신고가 가능하다. 다만 미리 계획한 만남을 당사자의 판단만으로 사후 신고 대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의 경우에는 거주 지위를 별도로 살펴야 한다. 법제처는 2007년 법령해석에서 재외국민은 남북교류협력법상 남한 주민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북한 주민 접촉에 대한 사전 신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해석은 재외국민과 일시적으로 외국에 나가 있는 남한 주민을 구분했다. 따라서 한국에서 일본으로 출장이나 여행을 간 사람과 일본에 생활 기반을 둔 재외국민을 같은 기준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개인의 구체적인 법적 지위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신고 의무 위반과 국가보안법상 범죄도 구분해야 한다. 남북교류협력법상 신고 대상인데도 신고하지 않고 접촉하거나 거짓으로 신고한 경우에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이는 국가보안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과는 다른 문제다.
국가보안법 제8조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사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사람과 회합·통신한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조총련 관계자와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이 조항의 범죄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접촉 신고 의무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국가보안법 적용까지 배제되는 것도 아니다. 실제 행위가 법률상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