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Honda)와 닛산(Nissan)이 이달 말 예정됐던 경영 통합 발표를 내달 중순으로 연기했다. 닛산의 구조조정 지연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31일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혼다와 닛산이 “통합준비위원회에서 여러 논의를 진행하는 단계”라며 발표 시기를 연기한다고 보도했다. 양사는 지난 1월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경영 통합을 위한 본격 협상을 개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닛케이는 발표 연기 배경으로 닛산의 구조조정 지연을 꼽았다. 닛산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종업원 9,000명(전체의 약 7%) 감축과 세계 생산능력 20%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역별 조정 과정에서 내부 반대가 발생하면서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태국과 북미 법인의 인원 감축은 확정됐으나, 기타 지역에서는 노조와의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혼다와 닛산 간 통합 논의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혼다와 닛산은 오는 6월 계약 체결 후, 2026년 8월 신규 지주회사 산하에서 경영 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세부적인 협력 방식과 구조조정 방향 조율이 필요하다.
한편, 닛산이 최대 주주로 있는 미쓰비시자동차(Mitsubishi Motors)의 합병 참여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현재로서는 협력 강화 방안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와 닛산의 합병 추진 배경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변화와 경쟁 심화가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의 급성장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이 30일 발표한 지난해 글로벌 신차 판매량은 각각 380만7,311대, 334만8,687대로, BYD(427만 대)에 뒤처졌다. 이는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동화 시대에 맞춘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이며, 혼다와 닛산의 협력이 기술 개발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혼다와 닛산의 합병 논의가 지연되고 있지만, 양사는 장기적으로 협력을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조조정 문제를 비롯한 세부 조율이 필요한 만큼 경영 통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