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금 없는 사회’ 가속…QR코드·터치결제 급증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 분명 생길 것입니다. 일본은 현금 사용이 활발한 사회이니 현금은 늘 준비해 두세요.” 일본정부관광국(JNTO) 홈페이지의 안내 문구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여행 플랫폼 ‘트리플’은 “현금 사용만 가능한 일본 여행은 이제 옛말”이라면서도 “노점상이나 작은 식당은 여전히 현금만 받는 곳이 있어 적당한 환전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일본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가장 고민하는 사안 중 하나는 환전이다.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곳도 있을까’, ‘엔화는 얼마나 챙겨야 할까’ 등 실용적인 궁금증이 많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자료는 참고할 만한 지표로 주목된다.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31일, 2023년 기준 신용카드·전자머니·QR코드 등을 통한 ‘현금 없는 결제’ 규모가 141조엔(약 1385조 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소비의 42.8%를 차지하는 수치다. 2010년 13.2%(38조엔)에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일본 정부가 목표로 한 ‘2025년까지 40%’를 1년 앞당겨 달성한 결과다.

현금 없는 결제 확대의 핵심은 QR코드 결제다. 2018년 10월 야후재팬과 소프트뱅크가 공동 출범한 ‘페이페이(PayPay)’는 수수료 면제 전략으로 344만여 가맹점을 확보했다. 이용자는 지난해 8월 기준 65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는 일본 국민 2명 중 1명 이상이 사용하는 수준이다. QR코드 결제 시장 점유율 1위다.

다만 비현금 결제 수단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것은 여전히 신용카드다.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결제 금액이 5000엔 이상이면 신용카드, 그 이하일 경우 QR코드를 주로 이용한다”고 분석했다. 카드사로서는 소액 결제 시장 확대가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급속히 보급되고 있는 방식은 ‘터치결제’다. 카드나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갖다 대는 방식으로, 도쿄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음료 자판기 등에도 도입되고 있다. 비자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카드 결제 중 터치결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47%로, 1년 전보다 2배 증가했다.

변화는 교통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구마모토현의 일부 교통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기존의 IC 교통카드(스이카, 이코카 등)를 없애고 신용카드 기반의 터치결제만 받기 시작했다. IC카드 단말기 갱신 비용이 약 12억엔에 이르는 반면, 터치결제 설비는 그 절반이라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오사카메트로, 한큐전철 등 간사이 지역으로도 퍼지고 있다.

오사카메트로 관계자는 “IC카드 사용도 가능하지만, 운영비 절감은 교통사의 중요한 과제”라며 “터치결제는 카드 한 장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전역에는 여전히 ‘현금만 받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은 가게가 남아 있어 식사 한 끼 정도의 현금은 소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는 4월부터는 ‘카드 사인’ 방식도 사라진다. 일본신용협회(JCA)는 카드 부정 사용 피해가 555억엔에 이르자, 서명 결제 방식을 폐지하고 일정 금액 이상의 카드 결제 시 비밀번호 입력을 의무화했다. 상한선은 카드사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만5000엔 수준이다.

비밀번호가 6자리로 요구될 경우 한국에서 설정한 비밀번호 앞이나 뒤에 ‘00’을 붙여 입력하면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터치결제는 비밀번호 없이 가능하지만, 일정 금액을 초과할 경우엔 기존 방식처럼 입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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