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자동차업체 닛산자동차가 전 세계 공장 7곳을 폐쇄하고 전체 인력의 15%에 해당하는 2만 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미국·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과 고비용 구조, 보호무역 정책 등의 복합적인 압박 속에서 내린 결단이다.
멕시코·남아공·인도 등 신흥국 공장 정리…CIVAC 공장 포함
17일 닛케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닛산은 북미 수출 기지인 멕시코의 2개 공장을 포함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아르헨티나의 각 1개 공장 등 총 5곳의 해외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1966년 설립된 닛산 최초의 해외 공장이자 전략 거점이었던 멕시코 CIVAC 공장도 포함된다.
폐쇄 대상은 주로 ‘글로벌 사우스’ 지역으로, 닛산은 향후 일본·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 중심의 전략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본토 가나가와현 옷파마·쇼난 공장도 폐쇄 검토
해외뿐 아니라 닛산 창업지인 일본 가나가와현의 옷파마 및 쇼난 공장도 휴업 또는 폐쇄가 검토 중이다. 특히 옷파마 공장은 ‘노트’ 등 인기 차종을 생산하며 약 390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인 닛산의 핵심 생산기지다. 닛산의 일본 내 생산능력은 이 공장들이 폐쇄되면 약 39만 대 줄어들게 된다.
닛케이는 “연간 100만 대 생산능력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공급망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옷파마 공장이 위치한 지역엔 시험장과 연구소 등도 밀집해 있어 지역 경제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8년 만의 조기 퇴직…적자 6조5000억원
닛산은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기준 6708억 엔(약 6조4500억 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조기 퇴직자 모집에 나섰다.
대상자는 개발·생산·디자인 부문을 제외한 45~65세 사이의 사무·영업직 직원이다. 감원 규모는 생산직 1만3000명, 사무직 3600명, 연구직 3400명으로 설정됐다.
혼다와 합병은 무산…미국서 협력 가능성은 열어둬
닛산은 과거 혼다자동차와의 합병 추진이 무산된 이후에도 협력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이반 에스피노사 CEO는 “혼다와의 합병은 결렬됐지만, 여전히 전략적 제휴와 기술 공동화에 유력한 파트너”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2024년 8월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부품 공통화 등을 골자로 하는 포괄적 업무 협약을 맺었으며, 미국 내 생산 및 공급망 전략 강화를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