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서 학군사관후보생(ROTC) 지원 열기가 갈수록 식고 있다. 지원자 감소가 이어지면서 임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ROTC 반지 시장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과거에는 졸업과 임관을 앞둔 후보생 대부분이 반지를 맞췄지만, 최근에는 주문 자체가 크게 줄어 관련 업체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ROTC 기피 현상의 가장 큰 이유는 긴 복무기간이다. 일반 병사의 복무기간이 육군 기준 18개월인 반면 ROTC 장교는 약 28개월 동안 복무해야 한다.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진출하면 또래보다 취업 준비가 늦어지는 이른바 ‘지각 취준생’이 되는 부담이 커졌다.
과거에는 장교 복무 경력이 대기업과 공기업 취업에서 리더십과 조직관리 능력을 인정받는 강점으로 작용했지만, 최근 채용시장에서는 이러한 프리미엄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년층 사이에서는 긴 복무기간에 비해 얻는 실질적 보상이 부족하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지원자가 줄면서 ROTC 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임관 반지다. ROTC 반지는 기수와 대학, 이름 등을 새겨 평생 간직하는 상징물로 여겨졌으며 선후배 간 결속을 나타내는 의미도 컸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임관 예정자가 수십만 원을 들여 맞춤 제작을 했지만 최근에는 주문량이 감소하면서 일부 제작업체는 생산 규모를 줄이거나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귀금속 업계 관계자들은 ROTC 반지 수요가 과거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고 말한다. 반지 제작 전문업체들은 학군장교 임관 인원 감소와 함께 단체 주문이 감소하면서 다른 군 관련 기념품이나 일반 귀금속 시장으로 사업을 다변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방부 역시 학군장교 지원율 하락을 심각한 문제로 보고 복무여건 개선과 장려금 확대, 처우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청년층은 복무기간 단축과 전역 후 취업 경쟁력 강화 같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지원금이나 장학금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ROTC 지원 감소를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군 복무 이후 사회 진출까지 연결되는 경력 인정 체계와 기업 채용에서의 실질적인 혜택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ROTC 인기 하락과 함께 임관 반지 등 관련 시장의 위축도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