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사로잡은 오타니…야구선수 넘어 시대의 아이콘으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인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일본인 스타라는 지역적 범주를 넘어 미국 스포츠 시장을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타니의 인기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는 유니폼 판매량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2026시즌 개막을 앞두고 발표한 자료에서 오타니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17번 유니폼은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2023년부터 이어진 선두 자리를 3년 연속 지켰다.

과거 일본인 메이저리거의 상품 판매가 일본 팬들에게 집중됐던 것과 달리 오타니 유니폼은 미국 내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선수 유니폼으로 집계됐다. 미국 야구팬이 그를 ‘일본에서 온 스타’가 아니라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팬 투표에서도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오타니는 2026년 메이저리그 올스타 팬 투표 1단계에서 334만1257표를 얻어 전체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부문 선발 출전권도 확보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올스타 투표에서 애런 저지와 무키 베츠 등 미국 출신 간판선수를 제쳤다는 점에서 오타니의 대중성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장에서도 ‘오타니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다저스는 2025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홈 관중 400만명을 돌파했다. 정규시즌 81경기에 401만2470명이 입장해 경기당 평균 관중이 4만9500명을 넘어섰다. 원정경기에서도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관중 동원력을 보였다.

다저스가 전통적으로 미국 최고의 인기 구단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오타니 영입 이후 나타난 상품 판매와 후원 계약, 해외 관광객 증가세는 뚜렷하다. 다저스타디움에서는 오타니의 유니폼을 입은 미국인 관중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본어 구장 투어와 일본 음식 판매도 확대되면서 경기장은 미국과 일본의 야구문화를 연결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기업들의 관심도 집중된다. 오타니는 미국과 일본을 합쳐 20개가 넘는 기업과 광고·후원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광고 수입은 1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야구선수 가운데 독보적인 규모이며 미국 프로스포츠 전체에서도 최상위권이다.

미국에서 오타니가 사랑받는 이유는 성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시속 160㎞가 넘는 공을 던지는 투수가 홈런왕 경쟁까지 펼치는 모습은 베이브 루스 이후 보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여기에 과도한 감정 표현을 자제하고 동료와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주는 성실한 이미지가 미국 팬들의 호감을 끌어냈다.

2024년에는 메이저리그 최초로 한 시즌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며 스포츠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이후에도 투타 겸업을 이어가며 기존 야구의 한계를 바꾸는 선수라는 상징성을 갖게 됐다.

2026시즌에는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어려움도 겪었다. 그러나 오타니가 결장한 기간에도 복귀 시점과 재활 과정이 미국 스포츠 매체의 주요 뉴스로 다뤄졌다.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는 가운데 그의 복귀 여부가 팀 전력과 흥행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오타니의 등장은 미국 야구의 외연도 넓혔다. 아시아 팬을 메이저리그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미국 팬들에게 일본 야구와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미국 스포츠 시장에서 아시아 선수가 실력과 상품성,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대표적인 사례다.

오타니는 이제 일본 야구의 자랑에 머물지 않는다. 미국인이 경기장에서 가장 보고 싶어 하고, 가장 많이 유니폼을 구매하며, 올스타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던지는 선수다. 메이저리그가 세계 시장으로 향하는 길의 한가운데에 오타니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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