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골프 문화의 상징으로 꼽히던 실외 골프연습장, 이른바 ‘우치팟파나시’가 감소하고 있다. 도심의 높은 토지가격과 시설 노후화, 전기료·인건비 상승에 더해 실내 스크린 연습장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시장의 중심축도 이동하는 모습이다.
일본 전국골프연습장연맹이 2026년 1월 30일 기준으로 집계한 2025년도 전국 골프연습장 현황에 따르면 실외 연습장은 2259곳으로 조사됐다. 전년도보다 41곳 줄어든 수치다.
반면 실내 골프연습장은 2541곳으로 집계돼 실외 연습장보다 282곳 많았다. 전체 연습장 4800곳 가운데 실외 시설 비중은 47.1%, 실내 시설은 52.9%였다.
다만 연맹은 2025년도부터 실내 시설 조사 방식을 변경했기 때문에 실내 연습장 증가 폭을 과거 통계와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실외 연습장은 조사 방식 변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은 만큼 감소 흐름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여전히 일본 실외 연습장 시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간토 지역 실외 연습장은 총 711곳으로 전국의 약 31.5%를 차지했다. 도쿄도 137곳, 사이타마현 127곳, 지바현 115곳, 가나가와현 109곳 순이다.
도쿄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실외 연습장 수가 가장 많았지만 전년보다 2곳 줄었다. 가나가와와 지바도 각각 2곳 감소했고 사이타마 역시 2곳 줄었다. 간토 지역 전체로는 9곳이 감소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아이치현이 130곳으로 도쿄에 이어 높은 수준을 보였다. 효고현은 102곳, 이바라키현은 92곳, 후쿠오카현은 85곳으로 집계됐다. 홋카이도는 75곳으로 전년보다 4곳 줄었다.
감소 폭이 가장 큰 지역은 간토였지만 개별 지역으로는 아이치현이 6곳 줄어 감소 폭이 컸다. 히로시마현과 홋카이도도 각각 4곳 감소했다. 반면 시즈오카현은 2곳, 군마현과 기후현은 각각 1곳 증가했다.
실외 연습장 감소의 가장 큰 배경은 고정비 부담이다. 실외 시설은 넓은 부지와 높은 방구망, 철제 지주, 조명·자동공급 설비가 필요하다. 시설이 오래될수록 안전 점검과 보수 비용도 커진다.
최근에는 전기료와 인건비, 골프공과 각종 부품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운영 부담이 가중됐다. 이용료를 올리면 고객이 실내 연습장이나 다른 시설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 가격 전가도 쉽지 않다.
특히 도심과 수도권 교외에서는 토지 활용 문제가 경영을 좌우한다. 골프연습장 부지는 아파트나 물류시설, 상업시설로 개발할 경우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창업주가 고령화한 시설은 후계자를 찾지 못해 폐업하거나 부지를 매각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실내 골프연습장의 약진도 실외 시설을 압박하고 있다. 실내 연습장은 역 주변이나 상가 건물에 소규모로 문을 열 수 있고 날씨와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24시간 운영과 정액제, 무인 출입, 프로 레슨 등을 결합한 점도 강점이다.
탄도측정기와 고속카메라를 이용해 비거리, 볼 스피드, 발사각, 회전량 등을 즉시 분석하는 서비스도 젊은 골퍼와 직장인을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 공이 날아가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실외 시설의 장점과 데이터 분석을 앞세운 실내 시설의 편의성이 경쟁하는 구도다.
업계의 경영 사정도 녹록지 않다. 도쿄상공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실외와 실내를 포함한 골프연습장 운영업체의 도산은 2025년 1∼10월 6건으로, 2006년 이후 연간 기준 최고치를 넘어섰다. 발생한 6건 모두 판매 부진이 원인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실외 골프연습장이 단기간에 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실제 탄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드라이버를 포함한 모든 클럽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실내 시설이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경쟁력이다. 많은 골퍼가 라운드 직전 구질과 거리감을 점검하기 위해 실외 연습장을 찾는다.
일부 대형 연습장은 탄도분석 장비와 자동 티업 시스템을 설치하고 여성 전용 공간, 골프용품점, 카페, 피팅·레슨 서비스를 결합하고 있다. 단순히 공을 치는 장소에서 종합 골프 플랫폼으로 변신하려는 시도다.
일본 골프연습장 시장은 이제 실외와 실내가 뚜렷하게 양분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실외 연습장은 넓은 공간과 실제 탄도라는 강점을 지녔지만 토지비와 노후 시설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접근성과 데이터 기술을 앞세운 실내 시설이 확산하는 가운데 실외 연습장이 시설 현대화와 서비스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생존을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