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래된 온천마을에서 쇼와 시대의 풍경과 독특한 온천 체험을 동시에 즐기려는 여행객들에게 효고현 북부 유무라온천(湯村温泉)이 색다른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효고현 미카타군 신온센초에 위치한 유무라온천은 약 1200년 전 개탕됐다고 전해지는 전통 온천지다. 관광객이 몰리는 대도시형 관광지와 달리 오래된 여관과 상점, 좁은 골목과 온천수가 흐르는 풍경을 비교적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온천마을을 대표하는 관광시설 가운데 하나는 ‘유메치요관(夢千代館)’이다. NHK 드라마 ‘유메치요 일기(夢千代日記)’의 무대와 시대상을 재현한 시설로, 드라마의 주연을 맡았던 일본 배우 요시나가 사유리와 작품 관련 자료 등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내부에는 쇼와 20~30년대, 즉 194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 유무라온천의 상점가를 재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옛 여관과 상점, 이발소를 연상시키는 공간과 간판, 생활용품 등이 배치돼 마치 과거 일본의 골목으로 들어간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최근 일본 여행에서 인기를 끄는 ‘쇼와 레트로’ 감성을 체험하기 좋은 장소다.
유메치요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유무라온천을 상징하는 원천 ‘아라유(荒湯)’가 있다. 아라유에서는 섭씨 98도의 고온 온천수가 자연 용출되며, 신온센초에 따르면 분당 약 470리터에 이르는 온천수가 솟아난다.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체험이 온천수를 이용해 음식을 익히는 ‘유가키(湯がき)’다. 관광객들은 주변에서 달걀이나 채소 등을 구입한 뒤 아라유에 마련된 온천수 공간에서 직접 익혀 먹을 수 있다. 온천 달걀은 약 10분 남짓이면 완성된다. (
아라유 옆 하루키강 주변에는 무료 족욕 시설도 마련돼 있다. 뜨거운 온천수에서 달걀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발을 담그고 온천마을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유무라온천 특유의 여행 방식이다.
공동 목욕시설인 야쿠시유(薬師湯)도 운영되고 있다. 노천탕과 사우나를 갖추고 있으며 아라유를 중심으로 한 온천마을 대부분의 주요 명소를 걸어서 이동할 수 있어 차량 없이 둘러보기에도 부담이 크지 않다. 신온센초가 소개하는 유무라온천 단축 관광코스 역시 전체 도보 이동 시간을 약 30분으로 잡고 있다.
유무라온천이 다른 일본 온천지와 구별되는 점은 단순히 온천욕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유메치요관의 쇼와 시대 풍경, 아라유의 98도 온천수, 족욕과 온천 달걀 체험, 오래된 골목길이 좁은 지역 안에 모여 있다.
특히 유카타를 입고 골목을 걸으며 사진을 찍거나 아라유에서 온천 달걀을 만들어 먹는 식의 체험이 가능해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이동하는 여행보다 천천히 마을을 걷는 여행을 선호하는 방문객에게 적합하다.
화려한 시설보다 오래된 일본 온천마을의 정취와 쇼와 시대의 향수를 경험하고 싶다면 유무라온천은 간사이권에서 눈여겨볼 만한 소도시 여행지다. ‘온천을 보는 여행’이 아니라 직접 삶고, 걷고, 발을 담그며 체험하는 온천마을이라는 점이 유무라온천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