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경영 통합 무산… 자존심 싸움에 발목

일본의 2, 3위 완성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경영 통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말 양사는 전기차(EV), 인공지능(AI), 자율주행으로 급속히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에서 생존을 위해 통합을 추진했지만, 결국 두 달 만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혼다-닛산, 경영 통합 협상 종료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이날 경영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MOU)를 철회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지주회사 방식의 통합을 논의했지만, 통합 비율 등 세부 조건에서 의견이 맞지 않았다.

혼다는 닛산을 자회사화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닛산 내부에서 강한 반발이 일어나 협의를 종료하기로 했다. 양사는 통합 재논의 여부와 EV 등 특정 분야에서의 협력 지속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양사는 지난해 12월 경영 통합 협의를 시작했으며, 2025년 6월 최종 합의를 목표로 지주회사 설립 후 각각의 회사를 산하에 두는 방식으로 추진하려 했다. 그러나 혼다는 닛산의 실적 부진 회복을 전제로 삼았고, 닛산의 구조조정 일정이 지연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혼다는 닛산의 주식을 대거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혼다는 닛산의 회생이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고, 닛산을 자회사로 두고 경영을 재건하는 방향을 제시했으나, 닛산 내부의 반발이 컸다.

닛케이는 “대등한 통합을 원하는 닛산이 반발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고 전했다.

자존심 싸움에 발목 잡힌 일본차 업계

혼다와 닛산의 통합 무산은 일본 자동차 산업의 재편과 글로벌 시장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양사는 미국 테슬라, 중국 BYD 등과의 경쟁 심화 속에서 기술 협력 강화를 추진했다. 규모를 키워 배터리 및 모터 생산 비용을 낮추겠다는 전략이었지만, 협상이 무산되면서 체질 개선이 어려워졌다.

일본 자동차업계의 고질적인 ‘자사주의’가 이번에도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자 기술과 부품 생산 체계를 고수하는 전통이 협력보다는 내부 갈등을 초래한 사례가 많았다. 닛산의 한 간부는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양측 주주들이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을 맞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경영 통합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 결렬로 일본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뒤처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협력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기업 문화와 이해관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댓글 남기기

요코하마 한국기업인연합회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