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망가, 일본 만화 시장의 새로운 미래를 연다

일본은 오랫동안 ‘만가(漫畵) 제국’으로 불려왔다. 수많은 만가가 일본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며, 프랑스, 미국, 브라질 등 전 세계로 수출된다. 이러한 전통적인 일본 만화 시장에 한국 네이버웹툰의 일본어 서비스인 라인망가가 도전장을 내밀었고, 마침내 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기준 일본 앱 마켓에서 매출 점유율 51%를 기록하며 업계 1위에 올랐다.

라인망가를 운영하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LDF)의 김신배(43) 대표이사는 12일 도쿄 LDF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매출 1위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더 큰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만가의 미래를 만든다’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며, 단순한 웹툰 서비스가 아니라 만화를 디지털화하고, 인공지능(AI) 추천 시스템을 활용해 콘텐츠를 확산시키며, 영상화 및 지식재산(IP) 사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웹툰의 영상화, 생태계 확장의 핵심 전략

LDF는 웹툰을 기반으로 한 영상화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일본에서 웹툰 원작 드라마는 2022년까지만 해도 연간 1~2개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2개의 작품이 영상화됐다. 올해는 ‘크레바테스’, ‘다크 문’,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 등 총 20개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LDF는 이들 작품의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에도 직접 참여해 콘텐츠 제작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선배는 남자 아이’가 이달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개봉하는 등 IP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도쿄 시부야에 오픈한 ‘입학용병’ 팝업스토어도 IP 비즈니스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작가 및 스튜디오 투자로 웹툰 생태계 강화

LDF는 콘텐츠 제작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일본 내 웹툰 작가와 제작 스튜디오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스튜디오 넘버나인에 투자했고, 앞으로도 새로운 스튜디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마추어 작가와 플랫폼,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당장의 투자수익률(ROI)보다 장기적인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며, 경쟁사와의 차별점으로 공생과 장기적 투자를 꼽았다.

만가와 웹툰, 대결이 아닌 공생의 길

김 대표는 일본 만화 시장에서 웹툰과 만가의 관계를 경쟁이 아닌 공생으로 설정했다. “일본은 거의 100년에 가까운 만가 문화를 갖고 있다. 이를 변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본인 역시 ‘만가 팬’임을 자처했다. 대학 시절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강의실보다 만화방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거의 매일 점심을 만화방에서 먹었다. ‘건담’을 만들고 싶어 전자공학을 공부했고, 만화를 너무 좋아해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에게 ‘시켜만 주면 뭐든 다 하겠다’고 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의 성장 가능성

LDF의 과감한 투자는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됐다. 김 대표는 “일본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다양한 만가 독자층이 형성되어 있고, 디지털 만화 이용 연령대도 10대부터 60대까지 폭넓게 분포되어 있다”며 “해외 작품을 일본에 도입하고, 일본 작품을 글로벌 시장에 내보내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인망가는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일본 만화 산업의 미래를 개척하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웹툰과 애니메이션, IP 사업을 융합한 혁신적인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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