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에서 운전하다 보면 같은 속도위반이라도 처벌 방식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체감하게 된다. 두 나라 모두 도로에 표시된 제한속도를 넘으면 원칙적으로 속도위반에 해당하지만, 초과 속도에 따른 범칙금과 벌점, 형사처벌로 넘어가는 기준에는 차이가 있다.
17일 한국 국가법령정보센터와 일본 경찰청의 현행 교통법규를 확인한 결과, 한국은 제한속도를 얼마나 초과했는지에 따라 20㎞ 이하, 20㎞ 초과~40㎞ 이하, 40㎞ 초과~60㎞ 이하, 60㎞ 초과 등으로 구분해 처벌한다.
승용차 운전자가 현장에서 단속됐을 경우 제한속도를 시속 20㎞ 이하 초과하면 범칙금 3만원, 20㎞ 초과~40㎞ 이하는 6만원, 40㎞ 초과~60㎞ 이하는 9만원, 60㎞를 초과하면 12만원이 부과되는 구조다. 속도 초과 폭이 커질수록 벌점도 함께 높아진다.
특히 한국에서는 제한속도를 시속 80㎞ 이상 크게 초과하는 이른바 ‘초과속 운전’에 대해 일반적인 범칙금 수준을 넘어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반복적인 초고속 운전에 대해서도 더욱 무거운 처벌이 가능하도록 도로교통법에 규정돼 있다.
일본의 제도는 한국보다 초과속도를 좀 더 세분화해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에서는 일반도로의 경우 제한속도를 30㎞ 미만 초과한 속도위반은 원칙적으로 교통반칙통고제도에 따라 반칙금과 벌점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도로에서 시속 30㎞ 이상 제한속도를 초과하면 이른바 ‘아카킷푸(赤切符·적색딱지)’ 대상이 돼 형사절차로 넘어간다. 일본 고속도로에서는 통상 시속 40㎞ 이상 초과부터 형사절차 대상이 된다. 일본 경찰청도 일정한 경미 교통위반을 형사절차를 거치지 않고 처리하기 위해 교통반칙통고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한속도 60㎞인 일본 일반도로에서 시속 89㎞로 달렸다면 29㎞ 초과지만, 시속 90㎞가 되면 30㎞ 초과가 돼 처분의 성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은 ‘20㎞ 단위’의 과속 구간에 따라 범칙금과 벌점이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구조가 두드러지는 반면, 일본은 일반도로에서 제한속도보다 30㎞ 이상 빠르게 달리는 순간 형사절차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
속도 자체의 기준도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일본 경찰청은 2026년 9월 1일부터 중앙선이나 차로가 없는 생활도로를 중심으로 자동차의 법정 최고속도를 기존 시속 60㎞에서 30㎞로 낮춘다. 다만 모든 일반도로가 시속 30㎞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며 중앙선이나 차로가 설치된 도로 등은 기존 기준이 유지된다.
따라서 일본에서 렌터카 등을 운전하는 한국인 관광객은 “한국에서는 이 정도 초과는 범칙금 수준”이라는 감각으로 운전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일반도로에서는 제한속도보다 30㎞ 이상 초과할 경우 단순 반칙금 처리가 아니라 형사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한국과의 가장 큰 차이 가운데 하나다.
한국과 일본 모두 과속 단속의 목적은 사고 위험을 줄이는 데 있다. 그러나 과속을 구분하고 처벌하는 방식은 서로 다른 만큼 상대국에서 운전할 경우 현지 제한속도 표지와 처벌 기준을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