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도심에서 일본 전통 건축과 사계절의 자연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요코하마시 나카구 혼모쿠에 자리한 산케이엔(三溪園)이다.
산케이엔은 생사무역으로 재력을 쌓은 실업가이자 미술품 수집가였던 하라 산케이(原三溪·본명 하라 도미타로)가 조성한 일본식 정원이다. 약 17만5000㎡ 규모로, 한국식 면적으로 환산하면 약 5만3000평에 이른다.
하라 산케이는 1902년부터 전국에 흩어져 있던 역사적 건축물을 수집·이축했다. 이후 1906년 5월 1일 현재의 외원 지역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2026년은 산케이엔 개원 120주년이 되는 해다.
정원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과 고건축의 조화다. 교토와 가마쿠라, 기후 등에서 옮겨온 건축물이 연못과 산책로, 계절별 수목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외원과 내원을 걷다 보면 무로마치시대부터 에도시대에 이르는 일본 건축사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대표 건축물은 정원 언덕 위에 세워진 구 도묘지 삼중탑이다. 교토 도묘지에서 옮겨온 무로마치시대 건축물로, 산케이엔을 상징하는 경관을 이룬다. 1914년 이축됐으며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내원의 중심에는 린슌카쿠가 있다. 에도시대 초기 건축물로 세 채의 건물이 기러기가 날아가는 모양처럼 비스듬히 연결돼 있다. 린슌카쿠를 비롯해 구 도묘지 본당, 구 도케이지 불전, 겟카덴, 덴주인, 조슈카쿠, 슌소로 등 총 10건의 건축물이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하라 산케이는 단순한 사업가나 수집가에 머물지 않았다. 요코야마 다이칸, 시모무라 간잔, 마에다 세이손 등 근대 일본 미술가들을 후원하며 산케이엔을 창작과 교류의 공간으로 활용했다. 인도의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도 1916년 이곳을 찾아 약 두 달 반 동안 머물렀다.
산케이엔은 봄에는 매화와 벚꽃, 초여름에는 꽃창포와 연꽃, 가을에는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요코하마의 대표적인 사계절 명소다. 특히 연못에 비친 삼중탑과 고건축을 배경으로 한 단풍 풍경이 유명하다. 2007년에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 명승으로 지정됐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은 오후 4시30분에 마감한다. 휴원일은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다. 성인 입장료는 900엔, 초·중학생은 200엔이다. 기존에 안내됐던 성인 700엔은 현재 요금이 아니다.
주소는 요코하마시 나카구 혼모쿠산노타니 58-1이다. 요코하마역과 사쿠라기초역, 모토마치·주카가이역, 네기시역 등에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계절과 노선 개편에 따라 운행 정보가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문의는 045-621-0634 또는 045-621-0635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