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갱이 하면 흔히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참전갱이를 떠올리기 쉽지만, 전갱이과에는 크기와 맛이 전혀 다른 다양한 어종이 있다. 그중 줄전갱이(Caranx sexfasciatus)는 탄탄한 살과 고소한 지방을 갖춰 회로 먹었을 때 진가가 드러나는 어종이다.
줄전갱이는 일본에서 ‘긴가메아지(ギンガメアジ)’라고 부른다. 전갱이과 줄전갱이속 어류로, 일본 남부를 비롯해 인도·태평양의 온·열대 해역에 널리 분포한다. 어린 개체는 연안이나 하구까지 들어오지만 성장하면 산호초와 암초 주변 등 연안 해역에서 무리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이름의 인상과 달리 일반 전갱이보다 훨씬 크게 성장한다. 일본의 어류 자료에서는 최대 1m 안팎까지 성장하는 것으로 소개된다. 어린 개체의 몸에는 여러 개의 어두운 가로무늬가 나타나며, 아가미뚜껑 위쪽의 검은 반점도 특징이다.
줄전갱이가 횟감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살의 질 때문이다.
일본 미에현 수산 관련 자료는 긴가메아지를 “씹는 맛이 있는 고급 흰살 생선으로 감칠맛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회를 비롯해 구이·조림·튀김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줄전갱이를 회로 썰면 일반 전갱이보다 살이 두툼하고 탄력이 강하다. 갓 잡은 것은 탱글탱글한 식감이 두드러지고, 상태 좋은 큰 개체는 근육 사이에 지방이 올라 고소한 맛까지 더해진다.
일본 수산업계에서 소개된 줄전갱이 손질 사례에서도 살에 지방이 상당히 많고 시마아지와 비슷한 지방감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됐다. 투명감 있는 흰살과 선명한 붉은 혈합육이 대비돼 횟감으로 썰어 놓았을 때 외관도 뛰어나다.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신선한 줄전갱이는 그대로 회로 먹는 것이 기본이지만 껍질을 살려 표면을 불로 살짝 그을린 ‘야키시모즈쿠리(焼霜造り)’ 방식도 잘 어울린다. 껍질 부근의 지방이 열을 받으면서 풍미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간장과 고추냉이에 찍어 먹거나 소금과 감귤류를 곁들이면 담백한 살맛을 느끼기 좋다. 숙성을 거치면 생선 자체의 감칠맛이 강해져 초밥 재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줄전갱이가 대중적인 횟감으로 자리 잡지는 않았지만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의 따뜻한 해역에서 전갱이과 어류가 확인되고 있다. 해수온 변화와 함께 남방계 어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줄전갱이를 비롯한 대형 전갱이류도 낚시인과 미식가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줄전갱이는 열대·아열대 해역에서 서식하는 전갱이류 가운데 하나로, 해외에서는 대형 개체의 시가테라 독소 위험이 보고돼 있다. 시가테라 독소는 가열해도 쉽게 제거되지 않아 발생 지역에서 잡힌 대형 개체는 산지와 유통 경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줄전갱이는 이름만 보면 평범한 전갱이의 한 종류처럼 보이지만 회로 맛보면 인상이 달라진다. 탱탱한 흰살의 식감에 적당한 지방과 감칠맛이 겹치면서 일반 전갱이와는 또 다른 맛을 보여준다.
특히 수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는 시기에 지방이 오른 좋은 개체를 만난다면 줄전갱이회가 ‘숨은 고급 횟감’으로 불리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