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상품을 사 여행가방에 담아 한국으로 가져와 판매하는 이른바 ‘보따리 무역’은 관광객 면세와 여행자 휴대품 통관만으로 처리하기 어렵다. 판매용 상품에는 개인 여행객을 위한 면세 혜택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보따리 무역 자체가 금지됐거나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2026년 10월 현재 일본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외국인 여행객의 면세 구매 대상은 해외로 가져갈 기념품 등이며, 사업용이나 판매용으로 구매하는 물품은 면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국에서 되팔 상품을 관광객 개인 물품으로 면세 구매하는 방식은 현행 제도상 인정되지 않는다.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국적만으로 관광객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국적이 없는 사람의 경우 비거주자로서 단기체류·외교·공용 등 정해진 자격을 충족해야 한다. 일본 생활자가 한국 방문 때 판매할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에는 관광객 면세 적용 여부부터 구분해야 한다.
상품을 여행가방에 넣었다고 해서 일반 개인 짐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일본 세관은 상업용 화물이나 고가 물품을 해외로 반출할 때 일반 무역화물과 같은 수출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휴대 방식으로 운반하더라도 물품의 성격에 따라 통관 절차가 달라진다.
한국 입국 때도 같은 구분이 적용된다. 여행자 휴대품의 기본 면세 범위는 미화 800달러지만, 자가사용이 아닌 상용물품으로 판단되면 이 면세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판매용 상품을 여러 여행객의 가방에 나눠 담는다고 해서 개인 면세품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관광객 면세 절차는 오는 11월 1일부터 달라진다. 매장에서 소비세를 포함한 가격으로 결제한 뒤, 구매일로부터 90일 이내 출국할 때 세관이 상품의 해외 반출을 확인하면 판매점이 소비세 상당액을 돌려주는 ‘사후 환급 방식’이 시행된다. 일본 국세청은 면세품을 해외로 가져가지 않고 일본 내에서 전매하는 부정 이용에 대응하기 위한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개편을 보따리 무역에 대한 전면 금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일본 재무성은 새 제도에서 판매점이 물품의 ‘통상 생활용’ 여부를 판단하도록 한 기존 요건을 없앤다고 밝혔다. 면세 절차 변경과 상업용 화물의 수출입 통관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결국 일본 상품을 직접 운반해 판매하는 거래의 핵심은 가방의 크기나 운반 방식보다 구매 목적과 신고 절차다. 관광객 면세와 개인 휴대품 면세에 기대는 방식에는 제약이 있지만, 상업용 물품으로 필요한 수출입 절차를 밟는 거래까지 일괄적으로 막힌 것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