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외관에 광고와 이미지를 표현하는 기술은 광고판 부착과 도색에서 출발해 접착식 필름과 디지털 인쇄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오늘날 흔히 말하는 ‘버스 표면 인쇄’는 차체에 직접 잉크를 분사하기보다 별도로 인쇄한 필름을 차체에 붙이는 ‘차량 래핑’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출발점은 마차형 버스 시대의 광고였다. 런던교통박물관 자료에는 마차형 버스와 초기 자동차 버스에 부착했던 에나멜 광고판이 남아 있다. 당시에는 광고 문구를 담은 판을 차량에 달아 이동하는 광고 공간으로 활용했다. 지금의 인쇄 필름과는 재료와 시공 방식이 달랐다.
차량 외관 표현의 중요한 전환점은 접착식 그래픽 필름의 발전이었다. 3M의 사사에 따르면 1964년 포드 머스탱에는 스카치칼 필름 그래픽이 적용됐다. 이후 자동차 장식에 필름과 스크린 인쇄를 활용하면서 복잡한 무늬를 표현하는 기술도 발전했다. 차량 그래픽을 페인트뿐 아니라 미리 제작한 필름으로 구현하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버스 광고를 창문까지 확장한 것은 안쪽에서 바깥을 볼 수 있게 하는 그래픽 기술이었다. 개발사 콘트라비전에 따르면 1989년 영국 맨체스터의 비라인 버스 창문에 해당 기술을 이용한 광고가 적용됐다. 이어 1991년에는 뉴질랜드에서 팬퍼시픽호텔 광고를 위해 창문까지 이미지를 연결한 버스 래핑이 제작됐다. 회사는 이를 창문을 포함한 ‘전체 버스 래핑’의 첫 사례로 소개한다. 차체를 광고로 도색한 초기 사례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인쇄를 결합한 사례는 1993년으로 이어진다. 콘트라비전은 그해 3월 크리스털 펩시 출시 광고에 3M의 스카치프린트 공정을 이용한 디지털 버스 래핑이 사용됐다고 기록한다. 이처럼 초기 디지털 래핑에는 오늘날의 잉크젯과 다른 인쇄 공정도 사용됐다.
현재 차량용 출력 필름은 제품에 따라 솔벤트·에코솔벤트, 라텍스, 자외선 경화형 잉크 인쇄에 대응한다. 차체 곡면에 밀착하는 성능뿐 아니라 시공 중 기포를 배출하고 부착 위치를 조정하는 접착 기술도 발전했다. PVC를 사용하지 않는 출력용 래핑 필름도 상용화돼 있다.
버스 외관 인쇄의 역사는 인쇄기만의 역사가 아니다. 광고판과 도색, 접착식 필름, 창문용 투시 그래픽, 디지털 출력과 시공 기술이 결합하면서 버스 전체를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과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