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취임 첫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명한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America First Trade Policy)’ 대통령 각서를 통해 고율 관세와 세금 전쟁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에 불공정한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를 조사하고, 필요 시 해당 국가 기업에 최대 100%까지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극단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1934년 제정된 미국법전 제26권 제891조(이하 891조)를 근거로 세금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891조는 특정 국가가 미국 기업에 차별적 세금을 부과할 경우 해당 국가 기업과 국민에게 두 배 높은 세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FT는 “891조는 트럼프가 꺼낼 수 있는 가장 극단적 선택지”라며, 실제 시행 시 전 세계에서 세금 제도를 둘러싼 보복성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강경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는 유럽 등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디지털세는 구글, 메타, 넷플릭스, 애플 등 미국 대형 IT 기업들이 해외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비판에 따라 도입이 추진된 제도다. 트럼프는 디지털세가 미국의 과세 주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강력히 반대해 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의 대통령 각서를 통해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이 체결한 글로벌 조세 협약(Global Tax Deal)을 무효화한다고 선언했다. 이 협약은 다국적 기업에 최저 15%의 세율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며,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회원국이 이를 도입하기 위한 법 개정을 마쳤다. 그러나 미국은 해당 조항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며 반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날 행보는 미국 우선주의 경제정책 기조를 강화하며, 향후 국제 사회에서의 경제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