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남성은 다른 인구집단과 달리 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보수적 정책을 선호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창환 캔자스대 사회학과 교수는 6·3 대선 이후 유권자 인식 여론조사와 한국종합사회조사 데이터를 종합해, 경제적 상층 청년 남성일수록 복지 축소와 재분배 반대 응답 비율이 뚜렷하게 높아진 배경을 짚었다.
김 교수는 시사IN·한국리서치의 ‘6·3 대선 이후 유권자 인식 여론조사’에서 가구소득·가구자산·주관적 계층 인식을 결합한 경제적 지위 지표와 경제정책 보수성 지수를 만들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청년 남성을 제외한 모든 집단에서는 경제적 지위와 보수적 정책 선호 간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반면 청년 남성은 경제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국민복지를 국가가 아닌 개인 책임으로 돌리고, 추가 세금 납부 의향이 낮아지며, 장애인 의무고용제에 반대하는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이 경향은 99.9% 신뢰수준에서 확인됐다.
경제적 상층 청년 남성의 가구 자산은 평균 4억1천만 원으로, 그렇지 않은 청년 남성(2억 원 선)의 두 배를 초과했다. 월평균 가구 소득도 631만 원으로, 다른 청년 남성보다 39% 높았다. 반면 청년 여성은 보수 선호 비율이 낮고, 경제적 지위에 따른 자산·소득 격차도 크지 않았다.
김 교수는 KGSS(한국종합사회조사) 2021·2023년 결과를 추가로 분석해, 성과·기여 우선(인색) 응답 비율이 청년 남성에서 47%로 가장 높았고, 약자 배려 응답은 18%에 그쳤다고 밝혔다. 다른 집단에서는 성과·기여와 약자 배려 응답 비율이 대체로 비슷했다.
사회이동 기회에 대한 인식에서도 보수적 청년 남성은 ‘기회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45%에 불과해 전체 청년(56%)보다 낮았다. 세대 간 이동 기회가 열려 있다고 느끼는 청년일수록 보수 후보를, 닫혀 있다고 느끼는 청년일수록 진보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1970년대 출생 세대 대학 진학률이 20%에 불과했던 것과 달리, 현재 대입 진학률은 70~80%에 달한다.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이 확대되면서 명문대 경쟁과 취업 경쟁은 남녀 구분 없이 치열해졌다. 경제성장 둔화로 괜찮은 일자리 증가 속도가 경쟁 심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상위계층 청년 남성에게 ‘하향 이동’ 위험이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후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2011년 0.383에서 2023년 0.323으로 16% 감소했다. 대졸자 내부 임금불평등도 2009~2019년 사이 12% 줄었고, 대졸 노동자의 초기 노동시장 임금 불평등은 2008년 대비 2019년에 40% 가까이 감소했다.
김 교수는 “기회평등과 경쟁 심화, 불평등 완화, 사회이동 증가는 이득보다 상실감을 느끼는 집단의 보수화를 불러왔다”며 “상위계층 청년 남성의 보수화와 안티 페미니즘 확산을 막으려면 경제성장과 함께 추가 재분배·기회 확대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