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오는 10일 발표할 예정인 ‘전후 80년 메시지’에 태평양전쟁의 원인과 당시 지도층의 결정 과정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7일, 이시바 총리가 “패전이 불가피하다는 예측이 있었음에도 일본은 전쟁에 돌입했다는 점”을 언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1940년 일본 정부가 젊은 관료와 학자를 모아 만든 ‘총력전연구소’는 1941년 8월, 미일 간 전쟁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일본은 반드시 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시바 총리는 이 보고서의 결론을 다룬 책 쇼와 16년 여름의 패전을 애독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올해 3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총력전연구소는 어떤 이유로도 전쟁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지었지만, 일본은 비참한 길을 걸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시바는 메시지에서 이러한 역사적 반성과 함께, 1940년 중일전쟁을 비판한 사이토 다카오 의원의 ‘반군 연설’을 인용하며 정치가가 전쟁을 막지 못한 이유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이번 메시지가 “기존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되,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입장을 유지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강경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새 자민당 총재로 선출되면서, 이시바 총리의 메시지 발표 자체가 당내 반발로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 정부는 전후 50년이던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시작으로, 10년 단위로 ‘전후 담화’를 발표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식 담화가 아닌, 이시바 개인 명의의 ‘메시지’ 형태로 발표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