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더 이상 안전지대 아니다… 구마모토 강진이 한국 사회에 던진 경고와 과제

이웃 나라 일본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이 다시 한번 한국 사회의 안전망을 매섭게 흔들었다. 최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일대에서 발생한 연이은 강진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전국 각지에서 건물의 흔들림을 느꼈다는 유감 신고가 800여 건에 달하는 등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지역에서 발생한 이번 재난은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라는 안일한 인식을 깨부수며, 우리 사회의 실질적인 재난 대응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뼈아픈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국내 여러 지역에서 건물이 흔들리는 현상이 감지되면서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건축물의 내진 성능이다. 정부가 공공시설물을 중심으로 내진율 제고에 나서고 있으나, 전체 건축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민간 건축물의 내진 설계 비율은 여전히 저조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지진 발생 시 인명피해를 좌우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건물의 붕괴 여부라고 지적한다.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을 때 공공 인프라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공간인 민간 건축물과 주택이 버텨내지 못한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민간 건축물의 내진 보강을 유도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 제도와 강제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은 구마모토 강진 직후 전문가 자문회의를 소집하고 국내 지진 및 지진해일 대응 태세를 긴급 점검했다. 기상청 중심의 조기 경보 체계가 고도화되고 전국적으로 지진 옥외 대피장소가 지정되어 있으나, 실제 재난 발생 시 시민들이 혼란 없이 대피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한반도 내 활성단층에 대한 정밀 조사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지진의 전조와 단층 간의 상호 연관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기반한 맞춤형 방재 기준을 수립해야만 유사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 2035년까지 공공시설 내진율 100%를 달성하는 것에서 나아가, 실질적인 지역 주민 대피 훈련과 교육이 형식에 그치지 않고 체계화되어야 한다.

구마모토 지진은 자연재해 그 자체의 파괴력뿐만 아니라, 이에 대처하는 사회적 경각심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지진은 예고 없이 찾아오며, 한국 역시 단층 구조상 대형 지진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설마 우리 나라에 큰 지진이 나겠어”라는 안일함은 재난 발생 시 피해를 키우는 주범이다. 이번 일본의 강진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건축물 안전 기준 강화부터 국민 행동요령 숙지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의 방재 시스템을 한 차원 높여야 할 때다. 안전은 과할 정도로 대비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평범한 진리를 한국 사회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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