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위를 달리는 ‘거꾸로 열차’…일본 지바와 독일 부퍼탈의 현수식 철도

열차가 선로 위를 달리는 대신 공중에 설치된 궤도 아래에 매달려 운행하는 현수식 철도가 일본과 독일에서 도시 교통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의 지바도시모노레일과 독일의 부퍼탈 슈베베반이 대표적이다.

두 철도 모두 차량이 공중 궤도 아래에 매달려 달린다는 점에서 흔히 ‘거꾸로 달리는 열차’로 불린다. 도로나 하천 상부 공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지상 철도보다 토지 확보 부담이 적고 도로 교통과의 평면 교차도 피할 수 있다.

지바도시모노레일은 일본 지바현 지바시를 운행하는 현수식 모노레일이다. 1988년 일부 구간에서 운행을 시작했으며 현재 2개 노선, 18개 역을 연결한다. 영업 거리 15.2㎞로 기네스세계기록이 인정한 세계 최장 현수식 모노레일이다.

차량은 ‘SAFEGE 방식’으로 불리는 구조를 채택했다. 주행 장치가 상자 형태의 궤도보 내부에 들어가고 차량이 궤도 아래로 매달리는 방식이다. 바퀴와 주요 주행 장치가 궤도보 안에 있어 비와 눈 등 기상 조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노선은 지바미나토역과 지바역, 현청앞역, 쓰가역, 지시로다이역 등을 연결한다. 도심 도로와 공원 상부를 지나며 지바시의 교통수단이자 도시를 상징하는 시설로 자리 잡았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부퍼탈에서 운행되는 슈베베반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역 전기식 현수철도로 꼽힌다. 1901년 3월 첫 구간이 개통됐으며 2026년 운행 125주년을 맞았다.

노선은 약 13.3㎞이고 역은 20개다. 전체 구간 가운데 약 10㎞가 부퍼강 상부를 따라 지나며 나머지 구간은 도로 위에 설치돼 있다. 하루 이용객은 8만명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 구간 이동에는 약 30분이 걸린다.

부퍼탈 슈베베반 역시 차량이 궤도 아래에 매달리지만 지바 모노레일과 세부 구조는 다르다. 지바가 주행 장치를 폐쇄형 궤도보 안에 넣는 SAFEGE 방식을 사용하는 반면, 부퍼탈은 철제 구조물에 설치된 단일 레일 위를 바퀴가 달리고 차량이 그 아래에 매달리는 구조다.

부퍼탈에서는 좁은 계곡과 하천을 따라 도시가 형성돼 일반 철도나 노면전차용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이에 부퍼강 상부를 교통 공간으로 활용하는 현수철도가 도입됐다. 지바 역시 도심 도로 위의 공간을 활용해 토지 수용과 교통 혼잡을 줄이는 방안으로 현수식 모노레일을 건설했다.

두 노선은 외형상 같은 공중 현수식 철도지만 기술적 계보와 궤도 구조에는 차이가 있다. 부퍼탈이 20세기 초 산업도시의 지형적 한계를 극복한 선구적 교통시설이라면, 지바는 이를 현대적인 폐쇄형 궤도 기술로 발전시킨 대규모 도시형 모노레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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