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황금빛 랜드마크 63빌딩, 주인은 어떻게 바뀌었나…신동아에서 한화까지

서울 여의도 한강변에 우뚝 선 63빌딩은 단순한 초고층 건물을 넘어 한국 기업사의 굴곡을 함께 보여주는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1980년대 신동아그룹의 전성기를 상징했던 건물은 외환위기 이후 대한생명의 부실과 공적자금 투입을 거쳐 2002년 한화그룹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현재는 한화생명의 대표 사옥으로 사용되고 있다

63빌딩의 출발점은 대한생명이다. 당시 대한생명의 모기업은 신동아그룹이었다. 신동아그룹은 1970~1980년대 금융과 건설, 제조업 등을 거느리며 성장했고 대한생명을 그룹의 핵심 금융회사로 키웠다.

신동아그룹은 대한생명의 위상을 보여줄 새로운 사옥을 여의도에 건설하기로 했다. 63빌딩은 1980년 2월 착공해 1985년 5월 완공됐으며 같은 해 7월 27일 정식 개장했다. 미국의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 스키드모어 오윙스 앤드 메릴(SOM)이 설계에 참여했다.

건물은 지하 3층, 지상 60층 규모지만 지하층까지 포함한 숫자를 활용해 ‘63빌딩’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 높이 약 249m의 황금빛 초고층 건물은 당시 서울 어디에서나 눈에 띄는 랜드마크였다.

당시 정식 명칭은 ‘대한생명 63빌딩’이었다. 따라서 최초의 실질적인 주인은 대한생명이었으며 기업집단 차원에서는 최순영 회장이 이끌던 신동아그룹의 대표 자산이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대한생명의 경영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의 관리 대상이 됐고 1999년에는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대한생명은 사실상 정부와 예금보험공사의 관리 체제로 들어갔다. 신동아그룹 역시 주요 계열사가 분리·매각되면서 해체 수순을 밟았다. 한때 신동아그룹의 성공을 상징했던 63빌딩도 그룹의 손을 떠나게 된 것이다.

63빌딩의 운명을 다시 바꾼 기업은 한화였다.한화그룹은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했다. 한화그룹도 공식 기업사를 통해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대한생명의 한화 편입과 함께 63빌딩 역시 한화 계열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대한생명은 이후 2012년 한화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63빌딩 역시 ‘한화63시티’, ‘63스퀘어’ 등의 이름으로 불렸고 현재 공식 주소상 명칭은 ‘63 한화생명빌딩’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현재 서울 영등포구 63로 50을 본사 주소로 두고 있다.

결국 63빌딩의 주인 변천사는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신동아그룹·대한생명 시대다. 1980년대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과 대기업 확장을 상징했다.

두 번째는 외환위기 이후 공적관리 시대다. 대한생명이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되고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63빌딩 역시 과거 신동아그룹 시대와 결별했다.

세 번째는 2002년 이후 한화 시대다.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하면서 63빌딩은 한화 금융계열의 상징으로 다시 자리 잡았다.

현재 63빌딩을 둘러싼 기업의 이름은 과거 신동아와 대한생명에서 한화와 한화생명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그러나 건물 자체는 여전히 1980년대 한국의 고도성장, 1997년 외환위기와 기업 구조조정, 그리고 대기업 인수·합병이라는 한국 경제사의 주요 장면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건축물로 남아 있다.

한때 신동아그룹의 성공을 과시했던 ‘대한생명 63빌딩’이 오늘날 ‘63 한화생명빌딩’이 되기까지 약 40년의 역사는 한국 대기업의 흥망과 금융산업 재편의 역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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