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80원(3.7%)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월 환산액(월 209시간 기준)은 223만6,300원으로 올해보다 7만9,420원 증가한다.
이번 결정은 노동계와 경영계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표결을 통해 확정됐다. 노동계는 최초 시급 1만2,000원을, 경영계는 1만320원을 각각 요구했다.
공익위원들은 심의 과정에서 시급 1만600원에서 1만860원 사이의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했다. 하한선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상한선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산정했다.
이후 추가 수정안이 제시됐지만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공익위원들은 권고안으로 시급 1만720원을 제시했으나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노동계는 1만730원, 경영계는 1만700원을 제시했고, 표결 결과 경영계 안인 1만700원이 채택됐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30원 차이로 표결까지 가게 된 것은 안타깝다”며 “역사상 가장 근접한 노사 양측의 최종 제시안이 나온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인상 폭이 생계비 상승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최근 물가와 체감 생계비를 고려하면 사실상 동결 수준이라며 최저임금의 생계보장 기능을 회복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도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가 무산된 점과 공익위원 권고안이 노동계 요구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을 고려하면 동결이 바람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 상황과 현장의 경영 부담, 고용 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결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의 부채와 경기 침체 속에서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공익위원들은 정부에 최저임금 제도 개선도 권고했다. 플랫폼 노동 확산 등 노동시장 변화에 맞춰 적용 대상과 결정 기준 등을 재검토하기 위해 하반기 중 고용노동부에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하고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다음 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하며, 확정된 최저임금은 업종과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