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해킹으로 유출된 데이터 규모가 당초 보고보다 최대 100배 이상 큰 것으로 드러났다. 약 960만 명 회원을 보유한 롯데카드에서 최대 200GB에 달하는 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금융권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롯데카드는 이달 1일 금융당국에 유출 규모를 1.7GB로 신고했으나,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의 조사 결과 실제 피해는 이보다 훨씬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4월 SK텔레콤에서 유출된 9.8GB의 약 2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CVC 등 카드 결제 핵심 정보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어 100만 명 이상 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킹은 8월 14일부터 이틀간 온라인 결제 서버를 통해 발생했으나, 롯데카드는 이를 17일 뒤인 8월 31일에서야 인지했다. 뒤늦은 대응과 축소 보고로 소비자 보호 조치가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로 롯데카드의 정보보호 투자 부족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은 116억9000만 원으로 2021년 대비 14.7% 줄었으며, 업계에서는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단기 실적에 치중해 보안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18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국민 사과와 함께 피해 최소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기반 공격 등 신기술 해킹이 늘어나는 만큼 기업의 보안 투자 확대와 정부 차원의 감독 효율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