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이 최근 스타벅스 관련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했지만, 재계와 소비자 반응은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형식적으로는 사과였지만, 메시지 전반에 책임 인정보다는 억울함과 내부 구성원 보호 논리가 강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비난 자제를 요청하며 “생각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그러나 논란의 본질인 소비자 불만과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문제에 대한 명확한 책임 인식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사과의 형식은 갖췄지만, 공감과 책임의 메시지는 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논란은 자연스럽게 2010년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대규모 리콜 사태 당시 도요다 아키오 회장의 대응과 비교되고 있다. 당시 도요다 회장은 기자회견장에서 고개를 깊이 숙이는 이른바 ‘도게자’ 수준의 사과를 하며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일본식 공개 사과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서구 언론들은 이를 이례적인 장면으로 받아들였고, 반복적으로 사과했다는 식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도요다 회장은 창업가 일가의 3세 경영인이었지만, 리콜 사태를 회사 존립의 위기로 규정하고 직접 책임지는 태도를 보였다. 이후 도요타는 대규모 품질 개선과 위험 관리 체계 정비에 나섰고, 세계 판매 회복에 성공하며 다시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자리를 회복했다.
반면 이번 스타벅스코리아 논란 과정에서 드러난 신세계그룹의 대응은 위기 관리에 대한 구조적 한계를 노출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스타벅스 개별 브랜드 차원의 문제를 넘어 그룹 경영진 전체의 대응 방식이 논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브랜드 논란이 아니라 총수 중심 의사결정 구조의 위험성이 드러난 사례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소비자 대응과 기업 소통 방식이 고도화된 21세기 환경에서 과거식 오너 중심 경영 방식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소비자 설득보다 내부 논리와 조직 방어에 무게가 실릴 경우, 브랜드 차원의 논란이 그룹 전체의 신뢰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논란 역시 스타벅스를 넘어 이마트, 더 나아가 신세계그룹 전체 이미지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사과 여부보다, 기업 최고경영진이 위기를 어떤 방식으로 인식하고 책임지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용진 사과 논란, 도요타 리콜 사태와 대비되는 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