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없는 시대’… 80대 근로자 급증, 옥토제너리언이 노동시장 새 주역으로

세계 곳곳에서 80대 근로자가 늘어나며 ‘옥토제너리언(Octogenarian)’이 새로운 노동 세대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명 연장과 건강 관리의 발달로 여전히 체력과 정신력을 유지하는 이들이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가나자와의 스시 장인 모리타 가즈오(92)는 은퇴 후 다시 현장에 복귀해 하루 4시간 이상 서서 일하며 “스마트폰으로 새로운 정보를 얻는다”고 말한다. 캐나다 퀘벡의 루이즈 라로셸(80)은 주 4일 근무를 이어가며 “출근할 때마다 행복하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했던 앤서니 파우치(83)가 퇴임 후 대학 강단에 섰고, 일본의 프로그래머 와카미야 마사코(88)는 80세에 앱 개발을 시작해 세계 최고령 개발자로 주목받았다.

통계는 이 같은 변화를 뒷받침한다. 미국의 80세 이상 근로자는 1980년 11만여 명에서 지난해 69만여 명으로 6배 넘게 늘었고, 일본의 75세 이상 취업률도 2017년 9%에서 지난해 11%로 상승했다. 한국 역시 1982년 2.2%에 불과했던 80대 고용률이 지난해 18.7%에 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53년 80대 인구가 세계 인구의 5.1%인 5억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일하는 고령자는 주로 경영, 재무, 학문 등 경험과 지혜를 살릴 수 있는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반면 서비스업과 영업직에서는 상대적으로 적다. 일본에서는 정년을 없애고 80대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기업까지 등장했다. YKK그룹은 65세 정년을 폐지했고, 노지마는 80세 상한을 없애며 “숙련 노동자 확보가 더 큰 이익”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고령 근로자의 증가는 노동력 부족을 완화하고 사회적 활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80대가 계속 일해야 하는 현실이 복지 부실을 드러내는 신호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빈곤율과 생활고로 인한 ‘강제 노동’이라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정년 개념이 흐려지는 가운데, 자기만족과 경제적 이유가 뒤섞여 ‘불퇴족’ 옥토제너리언의 등장은 노동시장과 세대 간 관계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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