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다음 달 1일부터 수입 의약품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일본은 무역 협상 타결을 통해 고율 관세를 피했다. 반면 한국은 협상이 지연되면서 자동차에 이어 의약품 분야에서도 불리한 조건에 놓였다.
백악관 관계자는 현지 언론을 통해 “일본과 EU처럼 무역 협상을 최종 타결한 국가는 의약품에 100%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EU와 일본산 의약품에는 기존 협정에 따라 최대 15% 수준의 관세만 부과될 전망이다.
문제는 한국산 의약품이다. 지난 7월 미국은 한국산을 차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전제 조건이었던 무역 협상 타결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100%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한국 의약품 점유율은 1.9%에 불과하지만, 최근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업계 타격이 우려된다. 이미 자동차 분야에서도 한국산에는 일본과 EU보다 10%포인트 높은 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불리한 상황이 겹치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많은 기업이 미국으로 오고 있다. 관세가 없었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율 관세 정책을 정당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국의 3500억달러(약 486조원) 대미 투자금에 대해 “선불”을 주장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한편, 미국 정부가 전자제품에 내장된 반도체 칩 개수에 따라 관세를 매기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역 협상 지연이 가져올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